[신혼부부의 돈 관리] 3. 부부의 자산관리 합심도 테스트 유익한 정보2014. 11. 10. 13:38
부부, 돈에 대한 “대화가 필요해~”
부부간 대화 빈도 (자료 : 부부의 재무적 협력에 관한 연구,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우리나라 부부들은 ‘돈’에 대해 얼마나 자주 대화를 할까? 2013년에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정기적으로
매달 대화를 나누는 부부가 43.7%였고, 51.3%의 부부들은 3~4개월에 한번, 혹은 급하거나 필요할 때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대화하지 않는 부부도 5%에 달했다.
흥미로운 것은 대화를 자주 나누는 부부 그룹의 국민•퇴직 • 개인연금, 각종 금융상품 및 부동산 보유 비율이
그렇지 않은 부부그룹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부 사이에 대화가 많을수록 가계자산이
증가한다거나 노후 준비 정도가 높아진다고 성급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돈이 많아서 서로 얘기를 많이 하게
되었을 수도 있고, 대화 외의 다른 요인이 금융상품 보유에 영향을 미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부가 ‘돈’에 관해 대화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계재무에 빨간 불이 켜진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한 신혼부부를 상담한 재무설계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상담과정에서 부인이 전혀 몰랐던 신랑의 빚이
밝혀졌다고 한다.
신랑이 부인 모르게 주식에 투자하다가 마이너스통장에 약 3천만원의 빚을 진 것이다.
난리가 났지만 우여곡절 끝에 신랑의 자백를 높이 평가한 부인이 용서를 해주었고, 적금 및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여
빚부터 갚기로 했단다.
재무상담을 계기로 부부가 ‘돈’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빚과 함께 부인의 배신감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초기에 재무적 대화를 나누는데 실패하여 각자 주머니를 차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문제는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불거지는데, 아기 양육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하게 싸우는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동안 쌓인 것이 많은지 부인은 자기한테 반찬 값 주는 것도 아니면서
자기가 사놓은 음식을 신랑이 먹으면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다고 했다. 신랑은 지지 않고 전기세는 자기가 꼬박꼬박
내왔으며, 부인이 전기세를 아낄 줄 모른다고 공격하였다. 아니,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인가?
이 둘은 단지 어떻게 함께 돈을 관리할지 터놓고 이야기 하는 시간을 미루었을 뿐인데, 그러는 사이 ‘돈’은 사람을
치사하게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부가 가계 자산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서로의
주머니에서 더 많은 돈을 빼내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되도록 빨리 대화를 시작하자! 그리고 정기적으로 가계 재무에 대해 상의하는 시간을 갖고,
계획과 지출을 공유해야 한다.
부부 합심도 테스트
먼저 다음의 그림을 통해 부부의 합심도를 간단하게 테스트해보자. ‘예비부부라면 앞으로 이렇게 할 것이다.
’라는 결심에 근거하여 테스트를 하면 된다. 당신 부부는 힘을 합해 자산관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가’로 나온 부부들은 본격적으로 자산관리를 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으므로 이 글을 더 이상 읽지 않고
신혼부부 돈 관리 제2단계 : ‘가계부와 지출관리’』로 넘어가도 좋다. 그러나 ‘나’의 결과가 나온 부부들은
의사소통을 할 준비는 되어 있으나 자산관리 스킬이 부족한 경우이다. 통장 합치기 등 실천적인 부분에 주목해보자.
‘다’의 결과가 나온 부부들은 앞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빨리 ‘돈’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여 오해나 불만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부, 자산관리 대화 스킬
그렇다면 ‘돈에 관한 대화’란 무엇일까? ‘대화’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눔’이라고
되어 있다.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퍼붓거나 혼자서 이야기하는 독백은 대화가 아니다. 또한 ‘대화’라는 것은
단순이 말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닌 의견 교류를 통해 상대방 및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말을 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는 경우도 있는데, 즉 대화를 통해 불완전한 나의 생각들을 완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 속에 먼저 정답을 적어놓고 말을 하는 것은 올바른 대화하고 할 수 없다.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부부가 명심해야 할 첫 번째 대화 스킬은 일단 자신이 마음 속에 정한 답을 지우는 것이다.
자산관리에는 정답이 없다. 아끼고 아껴 저축을 많이 했어도 배우자가 거기에 동의하지 않아 불행하다면
아끼는 것이 그 가정의 정답이 될 수 없다. 또한 자산관리는 미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결정인데, 그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므로 “내가 옳다. 내가 맞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목적은
상호 설득과 공유이지 이기는 것이 아니다. 싸움 끝에 이긴들 매일 자신을 째려보는 배우자의 눈빛을
마주하며 행복할 수 있을까?
두 번째 명심할 스킬은 지출보다는 저축이나 투자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이다.
혹시 ‘프레이밍(framing) 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똑같은 내용인데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의사결정 또한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이다. 가령 몸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면서 “이 수술은 성공할 확률이 90%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마도 안심하고
수술대에 오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 수술은 실패할 확률이 10%입니다.”라고 의사가 말했다면 불안에 떨며 고민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똑같은 내용임에도 어떻게 접근하는 가에 따라 우리의 의사결정은 바뀔 수 있다.
자산관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출을 줄이자! 소비를 줄이자!’는 구호를 외치며 서로의 지출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보다 ‘저축을 많이 하자!’고 이야기 하면서 함께 축적된 자산을 들여다보고 어디에 얼마큼씩 저축할지
이야기 하는 것이 가계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한 연구1)에 의하면 저축에 대한 긍정적 의식은 가계
저축을 증가시켰으나 소비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은 저축에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큼 샀어?”에서 “얼마큼 저축했어?”로 대화의 주제를 바꾸어 보자.
부부가 함께하는 통장 관리
본격적으로 함께 통장관리를 하는 법에 대해 살펴보자. 모든 수입과 지출, 저축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의사 결정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모든 정보를
공유해야 자산관리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함께 쌓아나갈 저축에 대한 부분만 잘 공유가 되어도 가계의 자산이 쑥쑥 성장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최근에는 결혼을 했어도 함께하는 영역과 개인적인 영역을 구분하여 서로를 존중해주는 부부도 많기
때문에 의논하여 어디까지 공유를 할 지 범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맞벌이와 외벌이 사례를 각각 살펴보자.
① 대략의 수입을 공개하고 함께 관리할 돈의 규모 정하기
사업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월급쟁이들도 매월 수입이 조금씩 바뀐다. 어떤 달은 보너스가 나오고,
어떤 달은 건강보험료 정산이 이루어지고 하면서 많았다가 적었다가 하기 마련이다. 둘 다 사회생활을 하느라
바쁜 맞벌이가 매달 바뀌는 수입을 꼼꼼히 확인하기는 힘들다. 대략적인 매월 수입을 공유하여 해당 금액을 기준으로
얼마를 저축하고 소비할지 결정하자. 중요한 것은 정확한 금액이 아니라 고정적인 금액이다.
매달 가계에 얼마 이상의 수입이 들어올 수 있는지 계산해보자.
- 남편 : “매달 월급이 한 200만원 정도 되는데, 교통비 점심값 등 용돈 빼고 매달 160만원씩 가져올 수 있다.”
- 부인 : “난 월급이 180만원 정도니까, 용돈 쓰고 150만원을 공동관리하면 어떨까 해!”
② 매월 저축 및 지출규모 결정하기
서로의 대략적인 수입 및 공동으로 관리할 돈의 규모를 정하고 나면 그 중 얼마를 저축해 나갈지 이야기 할 수 있다.
위의 대화를 보면 공동으로 관리할 돈의 규모가 월 310만원이다. 이중 얼마를 저축에 쓰고 얼마를 가계 생활비로
쓸지 정해보자.
- 부인 :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그래도 월 200은 모아야 하지 않을까?”
- 남편 : “그래! 그럼 110만원 내에서 생활비를 쓰도록 해보자.”
③ 저축 및 투자계획을 세우고, 누가 어떤 상품에 가입할 지 정하기
가계의 총 저축금액이 정해졌다면 누구의 이름으로 어느 상품에 가입할 지 결정해야 한다. 연금저축 등 각종
세제혜택 상품이 세액공제로 바뀌어 절세적인 고려사항은 많이 줄었지만 가령, 무주택 세대주가 가입해야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청약은 세대주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이 반드시 가입을 한다거나, 연말정산시 자녀공제를
받는 배우자만이 자녀를 위해 가입한 보장성 어린이보험의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장기적인 시각에서 누구 이름으로 어떤 상품에 가입할 지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부인 : 당신 이름으로는 주택청약이랑, 아이랑 당신의 보장성보험, 적금 1개 들어야겠다.
- 남편 : 펀드는 당신이 자주 들여다 보니까, 자기가 가입하고, 적금은 쪼개야 하니까 하나 더 들어서.
④ 가계 공동지출 통장 만들기
저축계획에 따라 누구 이름으로 상품에 가입할지 결정했다면, 각 저축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지출에 쓰일 돈은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 좋다. 부부 중 한 사람의 급여통장을 공동 지출통장으로 지정하고 한쪽 배우자가
월급날에 정산하여 입금하면 된다. 관리하기도 편하지만 절세에도 도움이 된다. 맞벌이 부부 중에는 어쩔 땐
부인 카드로, 어쩔 땐 신랑 카드로 지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연말정산시 소득공제에 상당히 불리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는 부분만 공제해 주기 때문이다. 대화에서 예를 든 가계의 경우 생활비로
쓰는 돈이 1년에 1,320만원인데, 이를 신랑과 부인이 나눠 썼다고 하면 각각 660만원이다. 신랑과 신부의 소득은
세전을 기준으로 약 3천만원과 2천7백만원 정도일텐데, 각각 23%, 25%를 지출로 쓴 것이므로 둘 다 25%를 초과하는
부분이 없다. 즉, 지출에 대해서는 한 푼도 소득공제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공제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소득이 적은 배우자의 통장에서 직불카드로 지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 부인 : “내 급여통장을 공동지출 통장으로 하자. 계좌이체 수수료도 다 면제고, 입출금통장으로 쓰기 좋아.”
- 남편 : “공동통장에서 공과금이랑, 각종 결제대금 빠져나가게 신청하고 체크카드는 두 개 만들어서,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되겠다.”
대화 예시 정리 : 맞벌이
외벌이의 경우 한 쪽은 돈을 벌고 한 쪽은 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가 많은 쪽이
이런저런 정보도 찾아보고 정리도 하면서 신경 써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경우에는, 벌이와
관리를 모두 한쪽이 도맡아 하고 다른 배우자는 살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것은 저축계획 만큼은 함께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하는 것과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므로 자신이 도맡았다고 하여 의논 없이 금융상품에 여기저기 가입하고 불입액을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① 수입을 파악하여 고정적으로 관리한 금액을 정하기
외벌이도 맞벌이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정확한 금액이 아니라 고정적인 금액이다.
매달 가계에 얼마 이상의 수입이 들어올 수 있는지 파악하자.
- 남편 : “정확한 건 통장 봐야 아는데, 대략 월 300만원씩 들어온다.”
- 부인 : “그럼 300만원이 고정수입이라고 잡고, 그 이상 들어오는 돈은
자유적금 만들어서 그때그때 저축하자”
② 가계지출통장을 마련하고, 부부의 용돈 정하기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할 통장을 마련해야 하는데, 소득이 있는 배우자의 급여통장을 사용해도 되지만
살림을 맡은 쪽에서 관리를 도맡아 하기로 하였다면 가정주부를 위한 자유입출금 통장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KB은행 : KB아내사랑통장, 우리은행 : 톡톡미즈통장, 신한은행 : 신한가계富 통장 등).
급여통장처럼 각종 이체수수료를 면제해주어 기초통장으로 적합하다.
- 남편 : “당신이 관리하니까 당신 이름으로 통장을 하나 만들고 체크카드 하나씩 가지고 있자.”
- 부인 : “음..그럼 당신 용돈은 30만원만 할까?!”
- 남편 : “그럼 당신은 10만원~ 이건 어디든 당신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
③ 매월 저축 및 지출규모와 가입할 금융상품을 정하기
함께 의논하여 매월 어느 정도 저축 및 지출할지 정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금융상품에 누가 가입할지 결정한다.
외벌이는 소득이 있는 배우자를 기준으로 세제혜택이 결정되므로 누구의 이름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하든
별 상관은 없기에 관리가 편한 쪽으로 결정하면 된다.
- 부인 : “아기 생기기 전까지는 월 150만원씩은 모으는 게 좋겠지?”
남편 : “그럼 한 달 생활비가 용돈 빼고 110만원이네~.”
부인 : “연금, 청약, 자기 보장성보험은 자기가 직접 가입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적금이랑 펀드는 내가 가서 상담해보고 가입하고.”
대화 예시 정리 : 외벌이
가장 중요한 실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들도 막상 자신이 직접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면 어려운 법이다. 부부가 함께 정기적으로 재무적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하나씩 잡아나가야 한다.
1) 김정숙, 「주부의 저축과 소비에 대한 의식 및 저축동기가 가계의 저축률에 미치는 영향」,
대한가정학회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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