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진=뉴시스 |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한화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대규모 M&A를 결정해 회사의 성장을 도모했던 김 회장의 ‘역발상’ 경영 방식 역시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재 37조원에 달하는 자산으로 재계 10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화그룹은 금융, 방산, 석유화학, 호텔 레저 등 다양한 분야의 그룹계열사를 보유 중이지만, 업계 선두업체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한화그룹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분야의 경우 최근 수년 간 글로벌 경기 부진과 공급 과잉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었다. 게다가 방산 사업 역시 내수 시장 포화와 정부 규제 등으로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 결국 김 회장을 중심으로 한화그룹은 ‘집중과 선택’을 도모하는 쪽으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한 번 발휘된 셈이다. 한화그룹은 올해 알짜 제약사 드림파마와 함께 한화L&C의 건자재부문을 매각하기에 이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셈이다. 비주력 사업의 단기적 수익성 보다는 그룹의 성장을 위해 좀 더 큰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단 의미다. 석유화학과 태양광, 첨단소재 등 고부가 가치 사업에 집중해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높이고 지속 성장 가능한 먹거리를 확보하자는 복안이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 계열사를 인수함으로써 그룹의 핵심사업인 석유화학과 방산부문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 1위’ 줄 잇는다
방위사업의 경우 지난해 기준 1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단번에 2조6000억원대의 업계 선도 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1조원 초반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항공우주산업(KAI)이나 LIG넥스원보다 매출 기준 두 배 이상의 몸집을 갖춘 초대형 방산업체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18조원을 상회하는 매출 규모로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는 LG화학(17조5452억원), 롯데케미칼(16조4389억원) 등을 월등히 앞서는 수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과 여천NCC,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회사의 매출 총액은 지난해 기준 18조823억원에 달한다. 특히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는 총 291만t까지 급증해 세계 9위 수준까지 수직상승하게 됐으며, 제품군 다양화 효과로 향후 석유화학 경기 변동에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인수로 미래형 무기사업에도 한층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삼성테크윈은 로봇 기술과 헬기 엔진 등의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김승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성공까지는 당면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한화그룹의 주요 사업 분야가 글로벌 경기불황과 중국의 자급률 증가, 공급 과잉 등으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꾸준한 투자와 기술력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 다만 그룹 내에서는 김 회장의 ‘승부수’를 두고 지금까지 성공을 거듭해왔듯 다시 한 번 그룹 전체가 한 계단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재계 역시 한화그룹의 과감한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