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의 돈 관리] 13. 목돈, 모았으면 굴리자! 유익한 정보2014. 11. 10. 14:02
일단 모으긴 했는데…
적금 등 금융상품 만기가 돌아오면 왜 갑작스럽게 돈 쓸 일이 생기는 것일까? 갑자기 잘 타던 자동차도 마음에
안 들고, 갑자기 잘 쓰던 노트북이나 가전제품도 불만스럽다. 쓸 수 있는 돈이 생겨서일까? 그 동안 스쳐봤던
각종 광고들도 어찌나 눈에 쏙쏙 잘 들어오는지, 자칫하면 큰 돈을 만져보기도 전에 고작 몇 백만원 수준에서
지출로 술술 빠져나갈 태세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자.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먼데 지출부터 생각하면 곤란하다. 자금의 유동성을 위해 1~2년
짜리 적금이나 펀드에 가입하였지,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여기저기 쓰려고 가입한 것이 아니다. 당장 전세자금을
올려줘야 한다거나 부모님 환갑 기념 효도여행을 보내드릴 것이 아니라면 이제 드디어 목돈을 굴려볼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몇 백만원이라도 좋다.
언제까지 적금만 하고 있을 것인가? 시중에 활용할 수 있는 상품들을 알아보자. 자산을 쌓는 것 만큼이나 금융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은 적은 규모로 굴리지만 중년, 장년이 되면 좀 더 큰 금액을 능숙하게 굴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목돈 굴리기 포트폴리오
본격적으로 목돈을 굴리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자산배분 계획을 짜는 것이다. 많은 연구들에서 자산관리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자산배분을 꼽는다. 좀 오래된 자료지만 미국의 금융분석저널(Financial Analysis journal)이 분석한
결과 투자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자산배분(91.3%)이 꼽혔다.
*자료 : Financial Analysts Journal, May-June 1991
개인이 목돈을 굴릴 때에는 수익 등의 성과 등도 중요하지만 크게 스트레스 안받고 가능하면 행복하게 자산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대수익이 높다 한들 주식에 몰빵한 사람이 맘 편히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겠는가? 때문에 위험성향이나
연령, 재무목표 등을 고려하여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자산배분을 하려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므로 금융전문가나 재무설계사 등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는 이러한 조언을 해주는 곳이 마땅치 않다.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등을 설계해주고 상품을 추천해주는 PB서비스가 있을 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불모지
수준이다. 따라서 신혼부부 스스로 자산 배분시 명심할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할 테니 참고하자.
먼저 ① 부부는 개인이 아닌, 함께 합의하는 수준의 위험성향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를 토대로 수익은 매우 낮지만 원금이 보존되는 안전자산과 손실 위험이 있지만 기대수익이 다소 높은 투자자산에
각각 얼마씩 배분할지 결정해보자. 단 신혼부부는 아직 자산이 얼마 없으므로 투자자산 비율이 30~40% 이상을
초과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 구조를 보면 약 80%가 부동산이고 20%가 금융자산이어서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솔직히 부동산 가격이 높아서 어쩔 수 없이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것이기 때문에 금융자산을
늘리자고 살고 있는 집을 팔거나 전세보증금을 낮출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별도의 투자용 부동산이 없다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이나 보증금은 제외하고 금융자산만 고려하여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의 비율을 결정하면 될 것 같다.
다양한 자산의 종류와 자산배분 순서
두 번째 할 일은 ② 앞으로의 재무목표 등을 정리하여 목돈이 필요한 시기를 정리하는 것이다.
이는 목돈으로 묻어 둘 시간적 여유가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인데, 6개월 이내에 쓸 일이 있다면 해당
자금은 CMA 등 비상자금 통장에 넣어두는 것이 좋고, 6개월 이상 목돈을 묶어둘 기간이 있다면 안전자산 및
투자자산에 적절히 배분한다.
이때 재무목표 시기까지 기간이 짧을수록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남은 기간이 길수록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면 된다.
세 번째 할 일은 ③ 구체적인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일이다.
어떤 상품에 얼마씩 굴릴지, 1년 짜리 상품으로 할지, 2년 짜리 상품으로 할 지 등을 정한다. 안전자산으로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정기예금, 저축성보험 등이 있는데, 모두 예금자 보호가 되는 상품이다. 그러나 저축성
보험은 대부분 만기가 10년 이상이므로 10년 이내에는 필요 없는 돈만 넣어두어야 한다. 최근 파생결합사채
(ELB)라고 하여, 원금보장형 금융상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투자상품이지만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하므로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
투자자산으로 활용할 금융상품은 익히 잘 알고 있는 펀드 및 주식이나 채권, 파생결합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
(ELW) 등 다양하다. 그러나 주식이나 ELS, ELW 등은 투자 위험이 상당히 높은 상품이므로 자산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 상태에서 아주 일부의 자산만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험 쌓기용이라면 모를까 신혼부부가 섣불리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절대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주요 목돈 굴리기 상품 알아보기
안전자산인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현재 연 2.37%이다. 상품에 따라 최대 2.6%를 주는 것도 있지만 녀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금리가 낮다고 해서 안전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투자자산 비중을 늘려서는 곤란하다.
안전자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산보관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
기왕이면 정기예금 중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을 활용하기 위해 전국은행연합회나 저축은행중앙회 금리비교란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저축은행의 평균금리는 2.77%이고, 상품에 따라 3%를 넘는 금리를 제공하는
것도 있다.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 비교(자료 :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 7월 31일 기준)
ELB는 증권사가 발행하는 채권의 일종으로 투자자산이지만 원금보장형 상품이므로 안전자산적 성격도 가지고 있다.
ELB에 투자한다는 것은 증권사에 돈을 빌려주는 것인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금에 수익 얼마를 얹어서 돌려받게 된다.
발행사인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은 보장되지만 수익은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KOSPI200 등 특정지수와
연계되어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최근 한 증권사에서 판매된 ELB의 수익구조이다. 왼쪽 그림은 연계지수인 KOSPI200이 최초 투자시보다
만기시점에 50%이상 상승하면 3.21%, 그렇지 않으면 3.20%의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 시중 정기예금 금리수준을
고려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수익구조를 “디지털옵션형”이라고 하는데, 정기예금 대신
투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른쪽 그림은 낙아웃형 ELB인데, KOSPI200의 만기시점 가격이 최초 가입시점보다 떨어져 있으면 연 1.5%의 수익을
가져가고, 반대로 오르면 최대 연 6.75%의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물론 15% 이상 상승하면 다시 연 2.1%만
지급한다.
이런 구조의 상품은 자칫 정기예금금리보다도 낮은 수익을 지급받을 수 있어 다소 위험이 존재한다.
이렇게 같은 ELB여도 수익구조에 따라 투자위험이 상이하므로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투자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파생결합사채 투자, 이것은 알고 합시다!”를 활용해보자.
ELB는 언제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투자자 모집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각 증권사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해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 눈에 알아보려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http://dart.fss.or.kr)을 방문 → 공시서류검색 → 상세검색 → ‘보고서명’이란 칸에 ‘투자설명서’ 입력 → ‘발행공시’
클릭 → ‘증권신고(채무증권)’ 클릭 → ‘검색’ 클릭”을 하면 증권사에서 발행한 ELB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 참고 : 주가연계예금(ELD : Equity Linked Deposit):
파생결합사채와 유사한 구조의 상품으로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가연계예금(ELD)가 있다.
ELB는 원금은 보장되지만 예금자보호는 되지 않는 데에 반해 ELD는 예금자보호가 되므로 금융회사의 도산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 ELD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런 예금통장 하나쯤 만들어 보면 어떨까?”를 참고하자.
펀드는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적립식 상품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목돈을 굴리기 위한 거치식 상품으로도 활용된다.
대부분의 펀드가 별도의 투자기간이 없으며, 본인이 원할 때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고 해당 시점까지의 발생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적립식의 경우에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매월 불입하겠다는 자동이체 계약을 하기 때문에 투자기간을 정하지만
거치식은 별도의 투자기간을 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간중간 펀드 수익률을 살피며 만족할만한 수익을 거두었을 때
환매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상품을 굴릴 수 있다.
펀드는 투자자산에 따라 그 유형이 상당히 다양하지만 주식형 펀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주로 투자하는
주식의 특징 및 자산운용사의 운용 역량에 따라 같은 주식형펀드라도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자료를 살펴보면 일반 주식형펀드 중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나쁜 펀드가 -10.66%, 가장 좋은 펀드가
51.43%로 무려 62%나 차이 난다. 따라서 어떤 상품을 골라 투자하느냐가 투자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펀드유형별 공모펀드 수(자료 : 금융투자협회, 2014년 7월말 기준)
그러나 좋은 펀드를 골라내기란 쉽지 않다. 과거에 잘했던 펀드라고 해서 앞으로 계속 수익률이 좋으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쁜 펀드를 골라내는 것은 꽤 할 만하다. 일단, 규모가 작은 인기 없는 펀드를 제외하자. 남들도
외면한 펀드에 내가 투자할 이유는 없지 않는가? 그리고 계속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펀드나, 들쭉날쭉한 펀드도 골라내자.
기본적으로 경기변동 등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은 바뀌지만 동일 유형의 다른 펀드에 비해 그 변동 폭이 심하다면 뭔가
운용상의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동일유형의 펀드와 비교해 꾸준히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라면 어느 정도 믿고 투자할 만 하다. 이런 내용을 신혼부부 목돈 모으기 전략에서 자세히 다뤘었는데,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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